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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육군훈련소 30연대 보충역 후기 본문
지난 26년 7월 9일 ~ 7월 30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다녀왔다.
산업기능요원을 하고 있어서 공익 훈련소를 다녀왔고, 내 소속은
논산육군훈련소 30연대 9중대 1소대 3분대(4 생활관)였다.

사실 가기전엔 3주동안 쉬다올 생각으로 갔는데, 가고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씻는 것부터 자는 것, 먹는 것까지. 의식주를 모두 통제당하는 상황에 놓이니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이다.
3주간 나 스스로가 얼마나 외적, 내적으로 나약한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현역들에 대한 존경심이 피어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3주만 해도 미칠 것 같은데, 이걸 1년을 넘는 시간 동안 반복해야 한다고?
현역 장병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또한 먼 옛날, 휴대폰도 없고 부조리가 만연하며 식사 또한 부실했던 그 시절의 군대에서
왜 그렇게 탈영이 일어나고 총기 사고가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뭐, 아예 힘든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분대원들과 24시간을 함께 동거동락하며,
희노애락을 함께하고,
함께 훈련 받고 함께 식사하고 함께 씻고 하면서
소위 말하는 전우애가 생기고, 나름 즐거운 부분도 있는 3주였다.
특히 다 같이 각개전투, 행군같은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서로를 격려해줄 때 만큼은
살면서 몇번 느껴보지 못했을, 모두가 하나되는 따듯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자유를 통제당하는 건 힘들지만 그 속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사회 경쟁과 작은 테두리에 갇힌 환락과 환희 속에서 잠시나마 빠져나와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는. 또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는.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3주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전쟁나면 도망갈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가서 3주간 훈련받고 정신교육을 받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내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내 가치관을 확립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만큼 자라날 때 까지
사회적 제도와 복지라는 이름 아래 나를 지켜준 대한민국을 위해서. 또한 아직 이러한 꿈을 이뤄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서.
전쟁이 나면 한 몸 바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이것도 지금 그렇다는 거고 진짜 전쟁나면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
뭐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거는 이 정도고, 다른 요소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다.
육군훈련소에서의 식사
우리 30연대는 "삼성 웰스토리"라는 업체와 제휴를 맺고 식사를 외부업체에서 제공해주는 형태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밥이 정말 맛있었다. 교관님들 말로는 풀무원 제휴 맺은 곳이 1티어라고 하긴 하셨는데,
난 솔직히 정말 만족하고 먹었다. 강남에서 10000원쯤 내고 먹을 수 있는 엥간한 한식뷔페 퀄리티 수준의 음식이 나왔다.
그리고 단일 메뉴로 식사가 준비될 때도 있지만 보통 별미 / 한식 중에 하나를 골라서 먹을 수 있었는데,
별미는 가끔 실패할때도 있어서 사실 한식을 정배로 먹으면 90%이상으로 맛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나오는 별미는 보통 빵식이 나오는데, 이게 맛은 있지만 정말 극강의 탄수화물로 이루어져있다.
예를 들어, 치즈케이크 + 모닝빵 + 우유 + 시리얼 + 옥수수스프 + 버터 감자볶음 + 웰빙샐러드
이런식의 식사가 나오는데 .. 웰빙샐러드를 빼면 사실상 다 탄수화물이다.
뭐 단백질도 나오는 날이 있긴 했지만 보통 아침 별미는 대부분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었다.
아무튼 간에 밥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만약 당신이 훈련소를 가야하는데 30연대에 걸렸다면, 밥은 맛있을 것이다.
난 원래 삼시세끼 다 먹는 사람이 아닌데, 삼시세끼를 너무 잘챙겨먹어서 오히려 살쪄서 나올까 걱정했는데,
나와보니 4kg가 빠져있었다. 하하.
육군훈련소에서의 생활
생활은 전체적으로 빡세며 규칙적이다. 일단 아침마다 점호를 하는데 보통 실외점호를 하며,
아침마다 체조 + 뜀걸음 + 쓸데없는 보고 절차 등을 해야 한다. 이게 가을이나 겨울에 하면 뭐 괜찮을 것 같긴한데...
여름이라 진짜 더워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아침에 체조하고 뜀걸음하니 건강해지는 기분과 상쾌해지는 기분은 들었다.
그리고 저녁마다 임무분담제 청소라고, 각 생활관(보통 13명++)마다 맡은 구역을 청소해야 하는데,
세면장이나 복도는 괜찮지만 화장실이 걸린 주는 .. 정말 쉽지 않았다.
그리고 식사를 하러갈때나 어디 이동할 때마다 발 맞추면서, 일명 "제식"을 하면서 가야한다.
하나 둘 셋 넷 .. 구보를 맞추는 것은 기본이고 군가도 시키면 군가도 불러야하는데,
한 여름이다보니 어디를 이동할 때마다 땀이 개 처 많이 나서 쉽지 않았다.
잠 자는 건 나는 나름 괜찮게 잤다. 침대도 나름 뭐.. 괜찮고.
코골이는 우리 생활관사람들이 코를 안골았고. 적당했다.
혹서기 훈련 제외하고는 잠은 잘 잤던 것 같다.
그리고 보급품 위생상태가 진짜 딱 쓸 수 있을 정도다.
수통, 전투조끼, 공격배낭, 깔개, 육군모, 다기능작전모, CS복 등등... (뭐 더 많은데 스킵)
이전 사람들이 쓰던 걸 물려 받아 써야하는데, 문제는 이게
이불과 수통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급품의 세척을 훈련병에게 맡기기 때문에
당신의 전임자가 양심있는 인간이며 위생을 신경쓰는 타입이라면 당신의 보급품은 깨끗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받은 보급품들을 다시 세척해서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주말에 시간이 정~~말 많이 남고, 평일에도 시간이 간간히 남는데,
이때 할 거를 가져가면 좋다. 나는 가서 끝말잇기, 토론, 보드게임(노트 찢어서 만듬), 독서, 썰풀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아무튼 간에 할 거를 좀 가져가면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독서를 추천한다.
가장 중요한, 훈련은 어땠는가
훈련은 전체적으로 힘들다.
나는 솔직히 훈련이 힘들 거는 딱히 걱정을 안했었다.
왜냐면 육체적으로 내 스스로 강인한 편이라고 믿었고, 그래봐야 보충역 훈련소니까 힘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각개전투와 행군에서 깨져버렸다.
사격, 화생방, 뭐 이런건 괜찮았는데 ... 각개랑 행군이 진짜 개빡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훈련이 CS복 + 전투조끼(근데 탄창과 수통, 이것저것 곁들인 ww) + 소총 + 공격군장을 맨 채로 다니는데,
이거부터가 벽이다. 여름이라 ㅈㄴ 더워서 훈련장소 이동할 때마다 벽이었다.
그리고 각개전투는 뭐 .. 일단 훈련 중에 제일 재밌으면서도, 힘들었다. ㅋㅋㅋㅋㅋ
이것저것 착용한 채로 바닥 굴러댕기면서 돌격하는데 나름 재밌지만 정말 힘들었고 ..
행군은 그냥 개빡셌다. 날씨가 엄청 더워서 행군하면서 중간 중간 몸에 물 뿌리고
얼음물 담근 손수건으로 몸 닦아서 체온 내리고 해야했다 ...
그리고 팁을 주자면, 훈련 할 때 손수건에 찬물 묻혀서 머리에 둘러놓고 그 위에 방탄모 쓰면
조금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
종교활동
기독교 / 천주교 / 불교 / 원불교 로 나뉜다.
일단 나는 기독교만 갔는데,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가면 예배드리는 시간 자체는 얼마 안되고 찬양과 노는 시간?이 주를 이루는데,
이 시간이 정말 재밌다. 가면 사람이 무슨 콘서트장 마냥 많으며 각 연대 소대 별로 모여있는데,
대표병 한명이 일어나서 "가스 가스 가스!!"를 외치면 같은 소대원들이 모두 일어나 이를 복명 복창 하는 등...
장관을 볼 수 있다. 나는 사람들 파도타기 하는 것도 봤다. 그리고 가면 각 훈련병에게 보내지는
영상 편지와 손편지도 보여주는데, 이게 정말.. 엄청나게 슬프다. 볼 때마다 울었다.
그리고 원불교는 간 사람이 없어서 모르겠고, 천주교는 그냥 일반적인 성당이랑 비슷하다고 들었다.
불교는 여성댄스팀 불러서 춤추는 클럽이다. 갔다온 사람들 만족도가 아주 높았으니,
가보고 싶다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중대장 / 소대장 / 분대장 훈련병과 기수병
일단 이런 거 해봤자 주는 거? 파리바게트 or PX 1회 이용권이 끝이다.
심지어 이거 우리 돈으로 사먹을 기회를 주는 거다.
이런 보상을 바라고 하는 거라면 하지말고, 그냥 아무도 안할 때 내가 해야될 거 같다 싶으면 해라.
그리고 기왕 할거면 중대장 훈련병을 해라. 중대장 훈련병 하는 거 별로 없는데 마지막날 수료할 때 맨앞에 서서
명예를 챙길 수 있다.
분대장 훈련병은 제일 비추인데, 하는 일은 ㅈㄴ게 많고 내가 무언가를 배워서 생활관에 전파해야할 일이 많아서,
ㅈㄴ 바쁘다. 소대장 훈련병도 저녁점호마다 온 생활관 돌아다니면서 ㅈㄹ해야해서 안하는 걸 추천한다.
기수병도 굳이 시키는 거 아니면 하지마라. 어디 훈련갈때마다 총 + 조끼 + 가방만 해도 쉽지 않은데 거기에
깃발까지 들어야 한다. 대신 이거 하면 중대장 훈련병처럼 수료식날 맨 앞에 서서 깃발 들 수 있다.
본인이 굳이 하고 싶다면 중대장 훈련병을 해라.
챙겨가면 좋을 것들
내가 추천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비데 티슈(위생 신경쓰는 편이라면)
손목시계(이건 무조건 필요하다. 시계 볼일이 아주 많다)
올인원 바디워시 및 클렌징폼 및 로션(기본적인거)
썬크림
싸제팬티(세탁기 개수가 한정적이라 필요한 날에 세탁을 못하면 팬티 개수가 모자랄 수 있다)
휴족시간(행군, 각개 후 쓸거)
발바닥 물집패드
캐리어 + 에코백(수료하는 날 짐 가져나와야 한다.)
라이트펜(생각외로 쓸일이 많다.)
귀마개(ㅇㅇ)
책과 노트(ㅇㅇ)
이 정도고, 수건이나 생활복, 면도기, 칫솔 치약, 속옷 등등은 뭐 거기가서 주기 때문에 ..
그리고 싸제 양말은 챙겨도 의미없다. 각개용 팔/무릎 보호대도 거기서 준다.
그리고 본인이 흡연자라면 니코틴 패치 챙겨가면 좋을듯?
글을 마무리 하며 ..
뭐 .. 이정도다. 나름 재밌었지만 다시 가라면 가고 싶진 않은, 그런 곳이었다.
그래도 인생에 있어서 좀 큰 과제를 치운 느낌이기도 하고,
이제 총 쏘는 법, 제식, 각종 보급품의 사용방법과 전시상황 대비법 등등을 알게되서
뭔가 보람차기도 하다.
혹시나 본인이 보충역이고 글을 읽고 질문이 있다면, 디스코드 one3147로 연락주십셔.
아는 선에서 답변드리겠읍니다 ㅎㅎ
글은 문제 시 수정 혹은 삭제 절차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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